5천년 역사, 단일민족

작성자
김동원목사
작성일
2008-08-25 13:13
조회
7852
학교다닐 때, 국사교과서 첫페이지에 나온 내용입니다.
여기에 대면, 미국은 약 200년 역사입니다. 비교가 안 됩니다.

전에는 이게 자랑스러웠습니다. 한국은 대단한 나라야. 어떻게 5천년동안 단일민족일까?

미국생활을 하는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대학다닐 적에,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이 납니다. 점심시간이었습니다. 학교 도서관 앞에서 흑인학생과 한국학생과 말다툼이 있었습니다. 저희 학교는 어학당이 잘 되어 있어서, 외국학생들이 꽤 있었습니다. 한국학생이 그 흑인을 '깜둥이'라고 놀렸습니다. 그 흑인학생이 뭐라고 반박하자, 한국학생은 '니네 집으로 가라 이 깜둥아!'라고 하더군요. 마지막에 더듬거리는 한국말로 이 흑인학생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도 영국에 가면, 노란 사람이라고 놀림받습니다.'
아마 영국학생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그냥 사소한 에피스드처럼 느끼고 지나갔는데, 미국생활을 하면 할 수록 생각이 납니다. 그 한국학생 정말 나빴습니다. 대학생이나 되어서 어찌 그런 일을 할 수 있을까요?

5천년동안 이민와서 사는 사람이 없는 나라... 정말 너무 못 사는 나라라서 사람들이 안 왔거나, 온 사람들 저렇게 괴롭히고 차별해서 내쫓은거겠죠?

지금도 한국에서는 외국인노동자들이 차별을 받습니다. 심지어는 수용소에 있다가 타서 죽은 경우도 있습니다. 여수에서 있었죠?

미국생활을 하면서, 알게 모르게 차별을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드는 생각은
'그래도 미국은 양반이다. 러시아에서는 동양인들 그냥 폭행하고, 죽이는 일도 있다던데...'

미국예찬을 하자는 말은 아닙니다.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면, 그 긴 역사를 책임질 수 있어야 합니다. 차별과 억압의 역사가 아니라, 평화와 어울림의 역사여야겠지요.

우리 교회는 올해 31살입니다. 짧지 않습니다. 차별하지 않는 바른 교회가 되기를 기도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