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억하는 옥한흠목사님

작성자
김동원목사
작성일
2010-09-16 19:07
조회
4995

지난 주일에 사랑의 교회를 담임하셨던 옥한흠목사님의 천국환송예배가 있었습니다.


가 옥한흠목사님을 처음 뵌 것은 2002년 겨울 안성수양관에서였습니다. 당시 저는 제자훈련세미나에 참석하고 있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옥한흠목사님께서 '교회론'을 가르치셨고, 당시에 참석한 100여명의 목회자들은 한글자를 놓치지 않고 들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참 바른 교회관을 가진 분이라는 것을 알았고, 주옥과 같은 강의를 통해서 그분의 바른 제자론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음 날 아침이른 시간이었습니다. 수양관은 참 넓고 컸습니다. 저쪽 복도를 걸어가며 정수기의 물을 틀어보는 관리인이 한명
보였습니다. '기도원관리집사님인가보다...' 생각하며 물을 마시러 가보니, 아니었습니다. 그분이 옥한흠목사님이셨습니다. 벌써
30년이 다 되어가는 세미나입니다. 손바닥같이 훤하고, 전문스탭들이 있어서 그 분들이 알아서 다 챙길 수 있습니다. 아침 이른
시간, 낡은 잠바를 입고 복도를 다니며 작은 것 하나 불편하지 않게 점검하시는 옥목사님에게서 강남초대형부자교회 담임목사님이라는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습니다. 저에게는 작은 충격이었습니다.


분의 일화하나가 생각납니다. 호산나교회 최홍준목사님의 간증이었습니다. 솔직히 그분은 제자훈련에 대해서 간증하러 오셨습니다. 그분의
교회가 제자훈련을 통해 아주 건강하게 거듭났다는 내용의 사례보고였는데, 그 간증도중, 담임목사님으로 섬겼던 옥목사님에 대한
감사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형식적인 인사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신이 부목사로 부임했을 때의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목사님께서는 교회에 당부해서 좋은 아파트를 사택으로 구해달라고 부탁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본인이 친히 부목사님이 이사하기 전, 사택에 가서 수도꼭지 하나 하나를 다 틀어보고, 문 하나 하나를 다
열어보며, 사찰집사님께 다 제대로 고치고 이사하실 수 있게 하라고 당부하셨다고 합니다.


그 일이 옥목사님께 가장 감사했던 일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원래 그분은 그런 분이었던 것입니다. 이른 아침 기도원의 정수기 물을 확인하는 정성, 부목사의 사택 수도꼭지를 점검하는 정성.

저는 그분을 통해 예수님의 섬김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예수님처럼, 옥목사님처럼

섬기는 종의 모습으로 살아가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