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9~10월 이야기-이대훈, 김차순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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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
2025-10-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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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 짧은 한국 방문 중 예기치 않게 디스크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회복의 시간을 오래 가질 여유는 없었습니다. 수술 후 일주일도 채 안 되어 다시 동티모르로 돌아왔습니다. 마침 메트로초등학교에서 방문 행사가 예정되어 있었기에, 산길을 달리며 덜컹거리는 차 안에서 사역을 재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몸은 아직 완전하지 않았지만, “하나님께서 맡기신 자리로 돌아간다”는 확신이 발걸음을 붙잡았습니다.

이후 두 달 동안은 미비했던 현장 사역을 점검하고 보완하는 시간으로 보냈습니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교실, 마을마다 세워진 유치원, 자립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에스더비전센터까지—하나하나의 현장이 여전히 생동감 있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특히 ‘블리스 미용실’로 불리는 자립 프로그램은 여성들이 손으로 기술을 익히며 스스로의 삶을 세워가는 아름다운 공간이 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대학을 졸업한 세프리의 밝은 미소는 선교의 열매가 얼마나 귀한지를 보여주는 증거였습니다.

또한 지난 6월부터 3개월 동안 합천 애향교회(주영환 목사)의 초청으로 한국에서 양계연수를 마친 일다(Ilda)와 베르따(Berta) 자매가 동티모르로 돌아왔습니다. 한국교회의 따뜻한 섬김 속에서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믿음 안에서 성장한 그들의 모습은 동티모르 선교의 방향을 더욱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저희가 세우고자 하는 것은 ‘의존적인 신앙인’이 아니라 ‘기도하는 자립인’입니다.

한편 현장에서는 새로운 도전도 다가오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확산된 K-문화의 영향 속에서 이단과 사이비 단체들이 비기독교적인 유혹으로 현지 청년들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선교사는 단지 복음을 전하는 사람을 넘어, 교회와 나라를 지키는 파수꾼의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2003년 ‘강가에 선 어부’로 부르심을 받고 시작된 사역이 이제는 ‘파수꾼의 사명’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10~11월에는 세 가지 기도제목을 나누고자 합니다.
첫째, 신학교와 유치원, 초등학교, 한국어학교 등 맡겨진 교육사역을 통해 복음의 능력이 흘러가게 하옵소서.
둘째, 선교사 부부가 건강하게 ‘강가에 선 어부’와 ‘파수꾼’의 사명을 잘 감당하게 하옵소서.
셋째, 12월로 종료되는 파송교회와의 계약 이후 새로운 파송교회가 제때 연결되어 사역과 생활이 안정되게 하옵소서.

“인생은 밥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의미로 삽니다.”
이 말씀처럼 오늘도 의미 있는 자리를 붙들고,
동티모르의 강가에서 주님의 부르심을 새기며
깨어 있는 선교의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대훈 김차순 선교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