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년 전 헌금이 지금까지 사용됩니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5-09-13 15:10
조회
5738

지난 아틀란타 목회자 세미나에서 PCUSA Foundation의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 기관은 1795년에 설립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미국장로교 성도들이 유언을 통해 남긴 유산, 부동산, 주식, 현금을 받아 관리하고, 교회와 선교, 장학사업 등 다양한 사역에 사용합니다. 성도들이 떠난 뒤에도 복음의 씨앗이 계속 뿌려지도록 돕는 통로인 셈입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부모가 남긴 유산 문제로 갈등이 적지 않습니다. 부모가 돌아가실 무렵에는 자녀들 사이에 누가 얼마를 받아야 하느냐로 다툼이 일어나고, 부모가 돌아가신 후에는 “왜 나에게는 이것밖에 안 남겼나” 하며 형제간 원망과 다툼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은 귀하지만, 때로는 그 과도한 집착이 오히려 자녀들을 시험에 들게 하고, 가정을 분열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반면 미국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많은 유산을 남기기보다, 스스로 독립하도록 키웁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나가서 살아보라고, 자녀들도 부모의 유산을 물려받을 거라고 기대하지 않습니다. 세계적인 부자들인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도 대부분의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자신을 위해서는 최소한만 남기고, 나머지는 더 큰 공동선을 위해 쓰겠다는 것입니다.

신앙적으로 보면, 이는 성경적 청지기 정신과도 연결됩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청지기일 뿐입니다. 소유권은 하나님께 있고, 우리는 다만 관리할 권한만 위임받은 종들입니다. 그렇기에 미국장로교 성도들 가운데는 자신이 평생 모은 재산을 결국 하나님께 돌려드리며, 교단을 통해 복음과 선교를 위해 쓰도록 유언을 남기는 이들이 많습니다. “내 것이 아니었으니, 주인 되신 하나님께 돌려드린다”는 신앙고백이지요.

230년 전 성도들이 하나님께 바친 유산이 오늘날 미국장로교를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은 깊은 울림을 줍니다. 지금 우리가 섬기고 있는 교회와 선교 사역도 누군가의 헌신과 유산 위에 세워져 있는 것입니다. 미국 돈에는 “In God We Trust”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것임을 기억하라는 뜻이 아닐까요?

우리도 이 땅을 살면서 청지기의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내 것이라 여기지 말고, 주인 되신 하나님께 감사와 순종으로 드리며,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하나님 앞에서 칭찬받는 길이며, 남은 세대를 복되게 하는 신앙의 유산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