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곁에서
지난 6월 30일 주일 아침, 어머니께서 위독하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작년 9월 고관절 골절 수술 이후 고혈압과 당뇨로 회복이 어려우셨는데, 갑자기 상태가 악화되어 종합병원 응급실로 실려가셨고, 패혈증으로 생명이 위태한 상황이었습니다. 의사는 가족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준비하라고 했습니다.
급히 비행기표를 구해 7월 1일 오전에 한국으로 향했습니다. 감사하게도 도착 전 어머니의 상태가 조금 호전되었고, 의식도 돌아오셨습니다. 대림동에 있는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중환자실에서 어머니를 뵙고 짧게 인사드릴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저를 알아보셨고, 20분 면회시간은 금세 지나갔습니다.
올해 초부터 어머니는 집에서 요양 중이셨고, 아버지께서 7개월 가까이 간병하셨습니다. 두 분 모두 89세이시기에 아버지도 많이 지쳐 계셨습니다. 누님, 남동생과 함께 상의한 끝에 어머니는 요양병원에 모시고, 아버지는 간병에서 손을 떼시도록 결정했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지내며 낡은 집의 전등을 갈고, TV를 교체하고, 하수구를 수리했습니다. 예전엔 혼자 척척 해내시던 아버지가 이제는 작은 일에도 어려움을 느끼시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앞으로 혼자 지내실 아버지를 위해 근처 노인정과 복지관 프로그램도 찾아보았습니다.
미국에 산다는 이유로 부모님께 무심했던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1975년부터 서울 봉천동에 사셨고, 조만간 누님이 사시는 시흥으로 이사하실 계획입니다. 여러 일들을 마무리하고 지난 금요일(7월 11일),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갑작스러운 부재에도 예배 자리를 지켜주시고 기도해주신 성도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하나님께서 부모님을 은혜로 지켜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