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무거운 목사가 되겠습니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3-02-04 22:40
조회
2068

저는 대학때 사회복지를 전공했습니다. 복지사가 만나는 상대방을 Client라고 부릅니다. Client와 상담을 할 때 가장 중요한 덕목이 "비밀유지"입니다. 사회복지사는 Client의 비밀을 절대 누설하면 안 됩니다. 만약 비밀을 누설하게 되면 Client와 복지사의 관계는 완전히 깨지게 되겠죠.

저는 대학원에서 신학을 전공했습니다. 신학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목사는 교인들의 비밀을 지켜줘야 합니다. 목사가 여기서 들은 이야기를 저기서 퍼뜨리고 다니면, 목사와 교인의 관계는 완전히 깨지기 때문입니다.

올해로 25년 째 목회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목사의 직업병 같은 것이 있는데, 교인들의 잘못을 빨리 잊어버리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교인들의 기쁜 일과 기도제목은 잊지 않으려고 적어 놓습니다. 그러나 교인들의 실수나 잘못은 기도하고 빨리 잊어버리려고 합니다. 은연 중에 라도 교인들의 잘못을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만약 제가 교인들과의 비밀을 누설한다면, 교인들과의 관계가 깨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교인들의 이야기는 특별히 알아야 할 경우가 아니라면, 아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종종 교인들 중에 이런 오해를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에게 이야기 하면 아내가 다 알고 있을 것이라는 오해입니다. 반대로 아내에게 이야기하면 제가 다 알고 있을 것이라는 오해입니다. 특별히 이야기를 전달해 달라고 하지 않으면, 저희들은 들은 이야기를 상대방에게 옮기지 않습니다.

목사가 들은 이야기를 소문내고, 설교시간에 이야기하면, 교회공동체는 무너집니다. 목사는 소문내는 사람이 아니라, 기도하는 사람이기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