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잘 다녀왔습니다
여러분의 걱정과 기도 덕분에 지난 2주간 한국을 잘 다녀왔습니다. 제가 없는 동안에도 교회를 잘 지켜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한국 방문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양가 부모님을 뵙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지난해 여름 이후 걷지 못하시고 지금도 침대에서 생활하고 계십니다. 아버지께서 곁에서 어머니를 돌보고 계십니다. 장인어른도 최근에 넘어지셔서 다치셨고, 장모님께서 간병하고 계십니다.
저는 장남이고 아내는 장녀입니다. 부모님이 아프실 때마다 외국에 살고 있는 저희는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삶의 무게와 책임감을 느낍니다. 가까이에서 자주 찾아뵙지 못한다는 미안함도 있습니다.
이번 방문을 통해 세월의 무게를 다시 느꼈습니다. 지난해 뵈었을 때보다 부모님은 더 늙으셨고, 더 연약해지셨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병원에도 동행했습니다. 특히 아버지와 함께 병원에 갔을 때, 아버지께서 자신의 증상을 의사에게 잘 설명하지 못하셨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제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우리가 한때 의지했던 부모님이 이제는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이번에는 두 아들도 함께 한국에 갔습니다. 원래는 아내와 저만 방문할 계획이었는데, 큰아들이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보고 싶다고 했고 둘째도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이번 방문은 부모님을 뵙는 시간이면서 동시에 두 아들에게도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가족이 함께 부모님과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감사했고, 뜻밖에 행복한 가을 여행이 되었습니다.
한국의 가을 날씨도 참 좋았습니다. 파란 하늘과 깨끗한 공기가 샌프란시스코의 가을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아이들과 한국 대표팀의 축구 경기도 함께 관람했고, 오랜만에 한국 극장에서 한글 자막을 읽으며 영화도 보았습니다. 부모님을 찾아뵙는 무거운 마음으로 시작한 여행이었지만, 가족과 함께 웃고 이야기할 수 있는 감사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우리가 원하는 만큼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함께 있을 수 있을 때 함께하고, 이야기할 수 있을 때 이야기하고, 사랑을 표현할 수 있을 때 표현해야 합니다.
기도해 주시고 걱정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금요일에 돌아와 아직 시차에 적응하느라 조금 애쓰고 있지만, 다시 여러분과 함께 예배하고 교회를 섬길 수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