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에도 점수가 있다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6-04-11 19:14
조회
1019

신학교 기숙사에서 살다가 집을 렌트하려고 할 때, “크레딧 스코어”라는 것이 사람마다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미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점수가 낮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예상과 달리 700점대가 나와 어렵지 않게 집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낯설게만 보였던 이 제도가 알고 보니 꽤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내 믿음의 크레딧을 몇 점으로 보고 계실까?”

크레딧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먼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숫자 하나로 거주지가 결정되기도 하고, 기회가 열리기도 막히기도 합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아도 우리의 선택과 방향, 관계와 태도까지 깊이 좌우합니다. 또한 크레딧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의 거래 기록과 습관이 쌓여 점수가 형성되듯, 믿음 역시 한 번의 결단으로 완성되지 않고 매일의 삶 속에서 차곡차곡 자라갑니다.

작은 행동이 쌓여 큰 결과를 만든다는 점도 닮아 있습니다. 한 번의 연체나 무심한 선택이 점수에 영향을 주듯, 신앙에서도 작은 불순종이 쌓이면 결국 큰 흔들림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무도 보지 않는 자리에서의 작은 순종과 성실함이 우리의 믿음을 단단하게 세워갑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공통점은 ‘신뢰’입니다. 크레딧 스코어는 이 사람이 약속을 지키는 사람인지에 대한 사회적 평가이고, 신앙은 하나님을 얼마나 신뢰하며 살아가는지에 대한 관계입니다.

또한 크레딧은 방치하면 자연스럽게 떨어지고, 문제가 생기면 회복하는 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돌보지 않으면 식어가고, 무너지면 회복에는 눈물과 시간이 따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다시 쌓아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돌아올 때 다시 시작할 기회를 주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나는 지금 어떤 믿음의 기록을 쌓아가고 있는가? 사람 앞에서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신뢰받는 삶을 살고 있는가? 매일의 선택과 순종이 모여 우리의 믿음의 크레딧을 만들어 갑니다. 결국 하나님 앞에서의 진정한 점수는 얼마나 많이 아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신실하게 살아왔느냐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