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이 갈릴리를 미워한 이유
요한복음 1장 46절, 나다나엘은 예수님에 대해 듣고 이렇게 말합니다.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 이 말은 단순한 지역 비하가 아니라, 당시 유대 사회가 가진 뿌리 깊은 편견과 갈등을 반영합니다.
나사렛은 갈릴리 지역의 작은 마을입니다. 갈릴리는 이스라엘 북부의 풍요로운 지역으로, 농업과 어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곳입니다. 예루살렘과 같은 유대 중심지와 달리, 갈릴리는 농부와 어부와 노동자들이 모여 사는 땅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애써 얻은 소출과 수익을 세금으로 빼앗기듯 중앙정부에 바쳐야 했습니다. 이로 인해 갈릴리 사람들은 중앙정부와 종교 권력에 대한 불만이 깊었고, 이러한 긴장은 역사 속에서 종종 실제적인 저항으로 표출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주전 6년경 로마가 직접 유대를 통치하기 시작하면서 인두세(頭稅, poll tax)를 부과했을 때 일어난 반란입니다. 이때 갈릴리 출신 유다(요세푸스는 그를 '갈릴리 유다'라고 부릅니다)는 이를 거부하며 “하나님 외에는 우리의 주인이 없다”고 외치며 민중을 선동했고, 이는 유대 지역 전역을 뒤흔드는 반로마 민란으로 번졌습니다. 그는 후에 로마에 의해 진압되었지만, 그의 사상은 열심당(Zealots)의 이념적 기반이 되었고, 이후 유대 전쟁(66–73년)의 불씨로 이어집니다.
이처럼 갈릴리는 역사적으로 '반항의 땅'이었고, 예루살렘 중심의 유대 사회는 갈릴리 사람들을 불온한 세력으로 여겼습니다. 갈릴리에 속한 나사렛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는 말에는 바로 이런 역사적·사회적 배경이 녹아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바로 그 나사렛에서 메시아를 보내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세상의 중심이 아닌, 주변에서. 사람들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땅을 선택하셨습니다. 나다나엘은 처음엔 자신의 편견때문에 예수님을 거부했지만, 예수님을 만나고 나서 결국 고백합니다.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이시요, 이스라엘의 왕이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선입견과 편견을 넘어서는 분이십니다. 우리의 시선을 바꾸면 하나님께서 역사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