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안전거리
제가 청년이었을 때, 교회 청년부 친구들은 아주 신실한 친구들이었습니다. 지금도 대부분 예수님을 잘 믿으며 살고 있고, 각자의 교회에서 중요한 자리를 맡아 충성스럽게 섬기고 있습니다. 참 자랑스러운 친구들입니다. 그런데 그 시절에 청년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말이 하나 있었습니다.
“은혜받고, 신학교 가라.”
이 말은 축복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 열심히 믿더니, 은혜받고 신학교 가서 목사되어 고생 좀 해봐라”는, 일종의 농담이자 경고의 말이었습니다. 심지어 “은혜받고, 아프리카 선교사 가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왜 이런 말이 나왔을까요?
사실 그 말 속에는 ‘예수님을 너무 가까이 하면 인생이 힘들어진다’는 잘못된 생각이 담겨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더라도 너무 깊이 들어가지 말고, 적당히 거리를 두라는, 일종의 ‘신앙의 안전거리’를 두자는 분위기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복음의 진리와는 거리가 먼 생각입니다. 예수님과의 거리는 가까울수록 좋습니다. 주님과 가까워질수록 우리는 더 기쁘고, 더 자유롭고, 더 행복한 삶을 살수 있습니다.
유명한 전쟁 사진가 로버트 카파(Robert Capa)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네가 충분히 가까이 가지 않은 것이다.” 그는 실제로 전장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사진을 찍었고, 전쟁의 참상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1954년 인도차이나 전쟁 중에 현장에서 사진촬영 중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는 전쟁의 현장에 진심으로 가까이 간 사람이었습니다.
성경에도 ‘신앙의 안전거리’를 두었던 사람이 있습니다. 베드로입니다. 예수님께서 체포되시던 밤, 베드로는 예수님을 멀찍이 따라가다가 대제사장의 집 안뜰에까지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그는 언제든지 도망칠 수 있는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예수님을 세 번 부인하고 말았습니다.
신앙의 길에서 가장 위험한 태도는, 예수님을 ‘안전하게’ 따르려는 마음입니다. 헌신은 하지 않고, 희생은 피한 채, 언제든지 빠져나올 수 있는 거리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결코 삶이 변화되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주님과의 거리에서 ‘적당함’을 추구하지 마십시오. 주님께 가까이 나아가십시오. 그분의 말씀 앞에 무릎 꿇고, 그분의 사랑 안에 거하십시오. 신앙의 안전거리를 버릴 때, 우리 삶에는 참된 변화와 기쁨이 찾아옵니다. 주님께 더욱 가까이 나아가는 한 주 되시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