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름이 “단절”이랍니다.
혹시 "단절"이라는 이름의 병원을 아시나요? 한국에서 제일 유명한 병원이니 아실 겁니다. "세브란스(Severance)병원"입니다. Severance의 뜻은 "단절, 해고"라는 뜻입니다. 미국 사람들이 이 병원의 이름을 보면, 아주 의아해 할 겁니다. 무시무시한 정신병원을 생각할 지도 모릅니다. 병원이름으로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죠. 왜 이런 이름을 병원이름으로 사용했을까요?
구한말시대에 제중원이라는 의원이 있었는데, 그 의원을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님들이 인수했습니다. 그리고 조선 최초의 근대병원을 세우기로 계획합니다. 문제는 돈이었죠. 1899년 미국장로교의 장로님이었고, 석유사업으로 큰 돈을 벌었던 루이 헨리 세브란스(Louis Severance - 1838 ~ 1913)가 당시 돈으로 매년 5만불~10만불 정도를 헌금했고, 그 돈으로 조선 최초의 근대병원을 세웠습니다. 이 병원이 세브란스병원입니다. 지금의 가치로 생각하면 엄청난 돈을 한국에 송금했던 것입니다.
미국장로교 선교사님들은 조선을 집중선교지로 지정했고, 미국장로교회들이 조선선교에 참여해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등이 그 당시 세워진 기관들이었고, 이 기관들을 통해서 조선은 근대화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장로교회는 한국에 장로교회들만 세운 것이 아니라, 한국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가르치는 대학과 병원들을 세우는데 힘썼던 것입니다.
세브란스의 가족들은 지금도 한국을 위해서 선교헌금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세브란스병원의 이름도, 세브란스가족들이 요청해서 명명한 것이 아니라, 병원측에서 세브란스장로님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서 개명한 것이라고 합니다.
세브란스장로님의 사위가 쓴 글에 보면 이렇게 나옵니다.
"장인어른은 가난한 사람들을 사랑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분의 마음속에는 오직 '교회를 세워야 한다'라는 마음 뿐이셨습니다."
세브란스장로님은 YMCA와 미국장로교 해외선교부의 지도자였으며, 교회의 장로였고, 1904년 미국장로교의 부총회장을 역임하셨습니다. 미국장로교는 한국선교에 진심이었습니다.
우리들의 선교헌금은 동티모르를 세우는데 사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