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져야 빚을 갚는다

2022.07.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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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목회학박사과정을 공부하려고 2005년에 미국에 왔습니다. 첫 학기를 듣고 있던 중에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지금 은혜장로교회의 담임목사로 섬기게 되었습니다. 학교공부를 하면서, 담임목사로 섬기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해야 할 공부도 많았고, 내야 할 등록금도 꽤 부담되는 액수였습니다. 제가 담임목사를 하고 있는 한, 학교공부 때문에 교회에 소홀해지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고, 교회에 등록금 때문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꽤 부담되는 등록금이었지만, 마지막 등록금까지 잘 납부하고, 목회학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교회에 부담을 드리지 않으려고, 저의 졸업식을 교인들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 교인들은 제가 졸업한 후에 소식을 알게 되었고, 섭섭해 하셨습니다.

 

저는 교회에 부담드리는 것이 싫습니다. 조금 병적으로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일종의 교만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두 아들이 교회에서 어떠한 장학금받는 것도 거부했습니다. 저는 그게 바른 목사의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좀 교만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목사가 교회신세를 지지 않고 공부하면, 그 빚을 어디에 갚겠습니까? 목사는 교회에서 장학금받고 공부해야 합니다. 자기 돈으로 공부한 목사는 삯꾼이 된다는 말도 있습니다. 목사는 교회의 빚으로 공부해야 합니다. 빚을 져야 빚을 갚을 수 있습니다. 목사는 교회의 빚으로 공부하고, 그 빚을 교회에 갚아야 합니다.

 

6월 당회에서 장로님들과 논쟁이 조금 있었습니다. 장로님들은 이번 중고등부 졸업생들에게 장학금을 주자고 주장하셨고, 저는 제 아들이 들어 있으니 절대 안 된다고 버텼습니다. 그리고 제가 졌습니다. 제 아들 때문에 다른 학생들까지 피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 생각을 바꿨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교회에 빚을 져야지, 교회에 갚을 것이 생깁니다.

 

당회에서는 앞으로 중고등부를 졸업하는 학생들에게는 당회에서 정한 장학금을 계속해서 지급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교회재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중고등부 졸업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입니다. 장로님들의 생각이 옳은 것 같습니다. 제가 엉뚱한 고집을 부렸습니다. 지금은 우리 교회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줄 계획입니다. 앞으로 장학금재정이 커진다면, 교회 밖 학생들에게도 장학금을 줄 계획입니다. 이 계획에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